주요 물류거점서 출정식…약 9600여명 참여 추정
아직 항만 장치율 문제 없어…일부 기업선 문제 발생
타 민주노총 산하 노조도 연달아서 파업 예고 중

경기도 의왕 내륙 컨테이너 센터서 파업출정식을 갖는 화물연대 [사진=연합뉴스]
경기도 의왕 내륙 컨테이너 센터서 파업출정식을 갖는 화물연대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화물연대본부(화물연대)가 결국 파업에 돌입했다. 전국 각지의 물류센터와 주요 물류 거점에서는 수많은 화물차가 현수막을 붙힌 채 멈춰섰으며, 타 노조들도 함께 파업에 나서면서 불길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화물연대가 24일 오전 10시 전국 16곳에서 동시에 총파업 출정식을 열고 파업에 돌입했다.수도권에서는 물류 거점인 경기도 의왕 내륙컨테이너기지(ICD)에서 조합원 1000여명이 모였으며, 안전운임제 일몰제 폐지와 적용 차종·품목 확대를 요구했다.

또다른 물류 거점인 광양항국제터미널에서도 조합원 2000여명이 모여 대형 화물차량을 입구에 도열시키고 물류 진·출입을 막아섰으며 당진 현대제철 앞 1000명, 군산항 1000명, 부산신항 800명 등 총 2만 2000명으로 추정되는 화물연대 조합원 중 43%에 달하는 9600명이 총파업 출정식에 참여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봉주 화물연대본부 위원장은 “한 달 내내 하루 12시간 이상을 일하고 겨우 생활비를 가져가는 화물노동자는 더는 죽음과 고통을 연료 삼아 화물차를 움직일 수 없다”면서 “안전운임제만이 화물노동자를 보호할 수 있는 유일한 제도다”고 주장했다.

브리핑하는 원희룡 국토부장관 [사진=연합뉴스]
브리핑하는 원희룡 국토부장관 [사진=연합뉴스]

전국 12개 항만의 컨테이너 장치율은 이날 오전 10시 기준 63.9%을 기록하고 있어, 파업 이전  평시 수준인 64.5%(지난달 기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같은 수치에 대해 국토교통부는  주요 화주·운송업체들이 집단운송거부에 대비해 미리 운송 조치를 했기에 아직 피해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대제철 포항 공장의 경우 물류 차질이 첫날부터 가시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공장은 하루 8000t의 강재를 생산해 출하해왔기 때문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정부는 비상수송대책본부를 꾸려 수송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우선 군 위탁 컨테이너를 각 항만에 보내는 등 가용한 대체 수송 장비와 인력을 최대한으로 투입하기로 했다. 또 주요 물류거점에는 경찰력을 배치해 운송 방해 행위를 감시하고, 총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운행 차량은 보호 조치하기로 했다.

정부는 화물연대의 파업을 “국가 경제를 볼모로 한 정당성과 명분이 모두 없는 매우 이기적인 행동”으로 규정하고 철회를 촉구하는 한편 강경대응 기조를 명확히 했다.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의왕 ICD에서 현장상황회의를 열어 “운송 거부와 방해가 계속된다면 국민이 부여한 의무이자 권한인 운송개시 명령을 국무회의에 상정할 것임을 분명히 고지해두고자 한다”고 밝혔다.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은 운송사업자나 운수종사자가 정당한 사유 없이 화물운송을 집단거부해 화물 운송에 큰 지장을 주는 경우 국토부 장관이 업무개시를 명령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운수종사자가 이를 거부하면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한다. 지금까지 운송개시명령이 발동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정치권에서도 이번 화물연대 파업을 둘러싸고 여야에서 입장을 내놓았다. 국민의힘은 민주노총 총파업이 위기에 놓인 국가 경제에 타격을 줄 것이 불보듯 뻔하다며 즉시 철회를 촉구했으며, 반대로 더불어민주당은 여권이 약속한 안전운임제 합의안 파기가 화물연대 파업의 원인이라며 안전운임 대상 확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민주노총 공공부문 비정규직 총파업 선포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한편 민주노총은 화물연대를 비롯한 공공운수노조 조합원들의 잇따른 파업에 대해 정부가 나서서 해결할 것을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24일 성명에서 “정부와 여당은 경제위기와 시민 불편을 내세워 투쟁을 희석화하고 있다”면서 “결국에는 모든 권한과 책임을 갖고 있고, 파업의 원인을 제공한 정부가 나서서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서 민주노총은 “위기를 극복하려면 공공 부문의 인원과 시설을 확충하기 위해 재정을 투입하고 국가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윤석열 정부는 이와 정반대로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현재 화물연대 외에도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소속 국민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지부와 서울대병원분회가 전날 파업에에 돌입했으며, 오는 25일에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노조와 학교 비정규직 노조, 30일에는 서울교통공사 노조, 다음 달 2일에는 전국철도노조 등 민주노총 산하 노조의 파업이 예고돼 있다. 

민주노총은 노동시간·임금체계 개악 저지, 이른바 ‘노란봉투법’으로 불리는 노동조합법 2·3조 개정안 쟁취 등을 파업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으며, 각 노조에 따라 더 구체적인 사항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노총은 “투쟁에 나선 공공 부문 노동자들의 투쟁을 전적으로 지지하며 전 조직적 단결에 기초해 투쟁에 나설 것이다”면서 “시민사회와의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광범위한 연대를 구축해 승리하겠다”고 말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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