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피해공동대책위, 22일 서울경찰청에 신한은행 고소·고발
허위 정보로 펀드 투자 유치해놓고…“피해 발생 후 나 몰라라”
금융범죄 검찰보단 경찰, 디스커버리펀드 기소 성공 신뢰 생겨
펀드 피해자, “가입 보험사 10곳 모두 보험급 지급 불가 통보”
한국투자증권, 작년 6월 해당 펀드 233억원 전액 배상

신한 피델리스 펀드 사기판매 피해자들이 고소고발에 22일 나섰다. [사진=권찬욱 기자]
신한 피델리스펀드 사기판매 피해자들이 22일 서울경찰청에 신한은행은 고소고발했다. [사진=권찬욱 기자]

신한 피델리스펀드 사기피해자들이 신한은행을 서울경찰청에 고발, 피해액을 전액 배상하라고 요구했다. 

신한 피델리스펀드 ‘사기피해공동대책위원회(이하 공대위)’는 22일 서울경찰청 앞에서 신한 피델리스펀드 사기판매 고소·고발 기자회견을 갖고, 고객을 기망한 신한은행이 피해액을 모두 전액 배상해야 한다고 규탄에 나섰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상임대표, 공대위 이의환 집행위원장, 전지예 사무국장을 비롯 피해자들이 참석했으며, 서울경찰청에 신한 피델리스펀드 판매사 신한은행을 사기판매 혐의로 고소·고발했다.

공대위는 신한은행이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기망 행위를 했는 지 조목조목 짚었고 왜 검찰이 아닌 경찰에 이 사건을 고발하는 지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피델리스펀드 판매사 중 하나인 한국투자증권처럼 펀드 피해자들에게 피해액 100%를  전액 배상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신한 피델리스펀드는 2020년 환매 중단, 조기 상환 실패 등으로 피해규모 1800억원을 야기한 무역금융 기반 글로벌 사모펀드다. 이와 비슷한 이탈리아헬스케어펀드, 독일 헤리티지 펀드 사태도 현재 검찰에 고발됐지만 수사가 지연되고 있다. 이에 피해자들은  디스커버리펀드를 수사해 기소에 이르게 한 경찰에 대한 믿음을 가지고, 서울경찰청에 신한은행과 피델리스자산운용사를 고소·고발하기에 이르렀다.

해당 펀드는 만기일이 2021년 2월과 6월로 예정되어 있었으나 아직까지 원리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펀드의 총 피해 규모는 1800억원에 달하고 고발인 피해금액만 해도 약 90억원에 달한다. 고발자들은 2019년 7월 ~ 2020년 1월 중 이 펀드에 가입했다.

신한은행은 상품 판매 과정에서 고객들에게 ▲이 펀드는 피닉스, 로디움 등 우량 원자재 수출업체가 바이어에게 공급계약 이행 완료 후 확보한 확정 매출채권을 투자자들이 매입하여 바이어로 투자하는 것으로 안전하고 ▲매출채권 미상환 위험에 대비해 글로벌 대형 보험그룹사의 무역신용보험이 가입되어 있어 보험금 지급으로 원리금을 담보할 수 있고 ▲바이어·보험사의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을 경우에는 판매사가 모든 미상환 금액에 대하여 지급을 보증하므로 원금 손실 가능성이 없는 안전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신한은행 설명은 모두 거짓으로 판명됐고 심지어 상품설명서 내용과도 다른 것으로 밝혀졌다.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가운데)와 신한 피델리스 펀드 사기판매 피해자들이 고소고발에 22일 나섰다 [사진=권찬욱 기자]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가운데)와 신한 피델리스 펀드 사기판매 피해자들이 고소고발에 22일 나섰다 [사진=권찬욱 기자]

공대위에 따르면, 신한은행이 피해자들에게 기만한 대표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량 무역업체의 확정 매출채권’이라는 투자대상이 사실인지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투자대상과 관련하여 피델리스펀드 자산운용보고서를 살펴보면, 아시아 8호 펀드 판매처는 말레이시아 소재 조세회피지역 ‘라부안’에 위치한 ‘트라이엄프 메탈즈 앤 미네랄즈’다. 이 곳은 소규모 업체로 보인다.

신한은행이 판매한 11개 펀드 상품 중 7개 상품(글로벌1호, 싱가폴2호, 싱가폴5호, 싱가폴6호, 아시아5호, 아시아8호, 아시아12호) 판매사인 로디움과 피닉스가 파산에 이르렀고 이 펀드가 무역금융 기반 펀드임에도 4개 상품(글로벌 2호, 싱가폴5호, 아시아5호, 아시아6호, 아시아12호)의 경우 판매사와 매입사가 동일 국적의 회사로 파악된다.

금융정의연대 법률지원단장 신장식 변호사는 “국가간 물건·서비스를 사고 파는 게 무역회사인데 같은 나라 안에서 사고, 팔린 채권도 있었다”고 지적했다. 펀드 글로벌 2호, 싱가폴5호, 아시아5호, 아시아6호, 아시아12호는 무역회사 성격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둘째, 가입 보험사를 글로벌 대형보험사로 보기 어렵고 보험에 가입되지 않은 채권도 존재했다는 것이다.  자산운용보고서 등 관련 자료를 보면 가입 보험사는 대부분 보험사 자회사로서 글로벌 대형 보험사라고 보기 어렵다. 또한 이 펀드 설정 당시 보험사가 확정되지 않은 경우도 존재했고 보험증권 확인 결과 보험사가 변경된 사례도 있었다. 신한은행과 피델리스 자산운용은 보험 가입과 관련해 투자자에게 ‘신용보험사 신용등급이 삼성보다 높다’고 거짓된 정보로 피해자들을 현혹해 투자를 권유하였다.

셋째, 판매사 지급보증이 법적 구속력이나 실효성이 있는지조차 의심스럽다는 점이다. 파산하지 않은 판매회사에서도 만기 이후 현재까지 원리금을 상환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경찰 수사를 통하여 지급보증 법적 구속력이나 실효성에 대하여 명백히 밝혀낼 필요가 있다.

신한은행은 이 펀드 판매 당시 투자자들에게 투자대상·수익구조, 글로벌 무역금융회사의 보험 가입, 판매회사의 지급 보증, 그 밖의 유보금 예치, 이자 선취 등 안전장치 관련 상품설명서와 다르게 설명해 고객들을 기망했다. 이는 형법상 사기 또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 행위이자, 자본시장법상 사기적 부정거래행위, 부당권유행위에 해당한다.

반면 또 다른 피델리스펀드 판매사 한국투자증권은 지난해 6월 피델리스펀드 판매액 233억 원, 104계좌에 대하여 원금 100% 배상을 실시했다. 금융정의연대 김득의 상임대표는 “신한은행이 피해자들과 ‘사적 화해’에 나서서 이에 대해 많은 기대가 있기도 했으나 이는 ‘대화’라는 쌍방향 소통이 아닌 신한은행 위주 일방적 제시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웠다.

피해자 고모씨는 “최근에는 사적 화해라는 미명 아래 약 60%의 원금을 지급하여 피델리스 피해 문제를 축소하려고 한다”며 “많은 피해자가 사적 화해에 동의하고 피해 원금의 일부를 수령하였으나 이는 신한은행이 당장 현금이 필요한 고객의 약점을 이용한 것으로 진옥동 행장이 언급한 신한은행은 고객 중심의 가치 창조를 최우선의 원칙으로 삼고라는 말은 허울 좋은 거짓임을 의미한다”고 분노했다.

또 다른 피해자 김모씨는 “상품 판매 시 무역 채권 무역 매출 채권 투자되는 상품으로 무역금융보험이 가입돼 있고 안정적인 상품으로 안내했으나 신한은행이 판매한 총 10개 상품 가입 보험사 모두 보험 지급을 거절했다”며 “이 모든 사항을 신한은행 내부에서는 다 알고 있었을 것이나 손실을 줄이려고 피해자들에게 일부만 피해 보상하고 있다”고 힐난했다.

현장에서 익명을 밝힌 한 피해자는 “남편 퇴직금이니 PB한테 안전한 것만 요구했다”며 신한은행 자산운용총괄서비스 관리자(PWB)가 “계약 관련 통화를 할 당시 감언이설로 모두 전화 상 ‘네, 네, 네’하라고 조언을 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모두 이게 은행에 유리하게, 저한테는 언급 없이 투자 상품이 모두 고위험군으로 되어 있었다”고 억울함을 토로했다. 

소비자경제신문 문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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