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반 분위기 좋았으나 결국 핵심서 카카오게임즈 인정 안해
다수 커뮤니티, 간담회 관련 발언 조롱과 비난 터져나와
누리꾼들, 민주노총· 한국노총 교섭단체 개입 요청하기도
국회의원 일부 “게임이용자권익보호기구 설치해야”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간담회 장면 캡쳐]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간담회 장면 캡쳐]

소통을 통해 문제의 해결점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여겼던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이하 우마무스메)’ 유저간담회가 8시간 논의 끝에 유저(게임 소비자) 대표단의 소송 결정으로 파국을 맞았다.  간담회 초반에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지속됐으나 정작 중요한 핵심 내용들에서 카카오게임즈가 답변을 회피하거나 미루고, 종래에는 유저들의 소비자 권리를 무시하는 발언까지 서슴치 않아 공분을 샀다. 

카카오게임즈와 유저 대표단은 17일 오전 10시 판교 카카오게임즈 본사에서 유저간담회를 진행했다. 간담회는 이시우 사업본부장을 비롯한 카카오게임즈 측 대표 5인과 유저 대표단 5인으로 구성되어 진행됐다. 

중계는 카카오게임즈 공식 유튜브 채널과 유저 대표단이 구성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송출되었으며, 우마무스메를 주목하는 다른 크리에이터를 통해서도 트위치나 아프리카TV 등을 통해 중계되기도 했다.  

유저 대표 '유니짱즈' 
유저 대표 '유니짱즈'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간담회 장면 캡쳐]

우호적이었던 초반

초반 간담회는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시작됐다.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유저들에게 “그동안 고객의 신뢰를 잃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으며 총괄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하고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면서 “잃어버린 신뢰를 어떻게 개선하고 회복할지에 대해 이 자리를 통해 최대한 구체적으로 말하고, 개선 계획에 대해서도 말하겠다”고 밝혔다.

개발사 사이게임즈 측 인원은 참가하지는 못했지만, 한국 유저들에게 보내는 성명문으로 이를 대신했다. 해당 성명문에서 사이게임즈는 “자사의 우마무스메 담당팀과 카카오게임즈가 협의해 게임 시책이나 프로모션 등을 수행했다”면서 “감수에 미흡한 점이 있었고 카카오게임즈와 연계에 부족한 부분이 발생해 업데이트 정보 안내 부족이나 공지 게재 지연으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이에 유저 대표단도 감사를 전하면서 “적어도 게임사와 운영사는 정상적으로 게임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할 의무가 있다. 게임 이용자들은 이를 요구할 권리가 있다”고 강조하고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이용자들에게 말 못한 오해가 풀리는 신뢰 회복의 장이 되었으면 한다”고 밝혔다. 

이후 2시간 정도 진행된 오전 간담회에서는 사이게임즈와 카카오게임즈간 운영에 대한 협의점과 앞으로의 소통 방식에 대한 변화, 5700개 재화 지급에 대한 의문 해결, 앞으로의 공지 강화 방법, 로드맵 등에 관련한 사안을 다루었다. 

이 중  로드맵의 경우 카카오게임즈가 공개한 초안이 호평을 얻었다.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일본의 경우 콘텐츠 로드맵을 ‘파카라이브TV’라는 방송 형태로 공개하고 있는데, 한국에서도 국내 게스트들을 섭외해 동일한 포맷으로 한국형 파카라이브TV를 제작해 선보이겠다”면서 “빠르면 10월부터는 로드맵을 공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외의 나머지 사안도 원만히 진행됐다. 급박한 사안이 있을 때에는 카카오게임즈가 사이게임즈와의 협의없이 ‘선조치 후보고’를 할 수 있는 프로세스를 약속했으며, 10월 18일부터 모든 픽업 일정과 업데이트 내용을 일본 서비스와 동일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도 전했다.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간담회 장면 캡쳐]
이시우 카카오게임즈 사업본부장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간담회 장면 캡쳐]

핵심사항에서 책임 전가와 게임 이해도 부족 드러나

그러나 핵심 쟁점인 캐릭터와 서포트 카드의 픽업 시간 변경으로 사안이 바뀌면서 분위기가 안좋아지기 시작했다.

유저 대표단은 지난 6월 27일 첫 픽업이었던 ‘티엠 오페라 오(캐릭터)’· ‘오구리 캡: 사랑받는 존재가 되어다오(서포트 카드)’· ‘스윕 토쇼: 견습 마녀와 긴 밤(서포트 카드)’부터 8월 18일 ‘나리타 타이신(캐릭터)’· ‘야에노 무테키: 누르고 참으려 해도 계속 불타는 것(서포트 카드)’까지 카카오가 원래의 픽업기간을 줄인데 대해 의문을 표했다. 

특히 유저 대표단은 지난 7월 25일 진행됐던 ‘키타산 블랙: 다가오는 열기에 떠밀려(서포트 카드)’ 픽업의 경우 고지된 종료시간을 4시간 앞두고 카카오게임즈가 점검을 시작해 마일리지(천장 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해 피해자가 나온데 대해 카카오가 어떤 대책을 내놓을 수 있는지에 대한 해명과 보상안을 요구했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 측은 “불편을 끼쳐드린 점은 이해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아쉽긴 하지만 고객님들의 개별 선택이었고 피해라고 보진 않고 있다”고 답변하면서 방송을 지켜보던 시청자들과 유저들에게 충격을 선사했다. 방송 시청자들은 “게임사의 잘못으로 유저들이 금전적 피해를 입었는데 이를 유저 탓으로 돌렸다”고 분노했다.

그러나 카카오게임즈 측은 “점검은 서비스의 원활한 운영이 목적이고 서비스 안정화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한다. 유지 보수로 인해 피해가 발생했다고 판단하지 않아 피해 사례를 확인해보지 않았다. 점검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이용자에게 피해가 발생한다고 판단했다면 점검을 진행하지 않았을 것이다”면서 입장을 확고히 했다.

또 카카오게임즈는 보상안에 대해서는 “사이게임즈와 논의를 해보고 보상안을 준비하겠다”면서 “게임에서 할 수 없다면 게임 외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구제책을 마련해 보겠다”도 덧붙였다.

이밖에도 유저 대표단이 일일히 콘텐츠에 대해 설명을 해줘야 할 정도로 카카오게임즈 측의 게임 이해도가 떨어지는 것과 대부분의 사안에 ‘사이게임즈와의 협의’를 답변으로 내세운 것에 대한 시청자들과 유저들의 성토가 이어지기도 했다. 

우마무스메 유저 대표단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 대표단]
우마무스메 유저 대표단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 대표단]

유저대표단이 울면서 내민 ‘소송’ 선언

결국 유저 대표단은 소송 진행을 선언하면서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소송을 담당한 유저 대표이자 카카오게임즈 주주인 ‘SiMON’은 간담회 마지막에 “가장 큰 문제가 된 키타산 블랙픽업 논란과 실질적으로 금전적 피해를 본 부분은 해결이 되지 않은 것 같다”고 지적하면서 “이전에 계정을 삭제했거나, 이번 사태로 피해를 입은 이용자 가운데 환불을 원하는 요구가 있다면 이를 수용할 것이냐”고 질문했으나, 카카오게임즈 측에서는 “당장 말씀을 드리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다른 담당자들과 이야기를 해봐야 할 것이다”고 밝혔다. 

이에 SiMON은 눈물을 흘리면서 “결국 보상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다. 이 시간부로 환불, 리콜을 원하는 이용자들의 메일을 취합해서, 가능하면 월요일 소송제기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다만 “소송을 준비하는 동안 키타산 블랙 피해 사례에 대해 보상안, 혹은 이에 준하는 보상이 나올 경우 이용자의 입장에 따라 소송을 취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해당 발언 직후 카카오게임즈는 담담하게 마무리를 지었다.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그동안 간담회를 준비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 “오늘 드렸던 약속을 철저하게 이행하고, 앞으로 나아진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이시우 사업본부장은 공식카페를 통해 “이번 간담회에서 트레이너님들이 주신 여러 의견을 통해 그동안 저희의 미흡했던 점에 대해 다시 한번 반성하는 마음을 갖게 되었고 트레이너님들의 애정과 관심이 헛되지 않도록 더 나은 서비스를 약속드리겠다”면서 쥬얼(유료 재화) 3000개를 유저들에게 지급했다.

그러나 유저들은 쥬얼이 중요한게 아니라면서 분노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저 대표단은 간담회 이후 각자 허탈한 감정을 여실없이 드러냈다. SiMON은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를 통해 ‘죄송하다’는 글을 연신 쏟아냈으며, 이전 마차 시위에서도 직접 인터뷰에 나섰던 ‘종로타마모’도 디시인사이드 글을 통해 “발언 실책 혹은 사과를 유도하던게 개인의 선택이란 발언으로 이루어질 줄은 상상도 못했고 결과적으로 그런 대답을 유도하게 된게 간담회 파탄의 원인이었다”고 평가하면서 “더 이상 제가 유저 여러분의 의견을 대변할 자격도 능력도 없다는 것이 이번 간담회로 증명되었다”는 말과 함께 유저 대표를 사임했다.

남은 유저 대표단은 예고했던 대로 소송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유저 대표단은 현재 집계된 금액 97억 3740만 4360원(8600여 명) 중 약 45억원어치의 서류를 받은 상황이며, 이에 대한 소송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또 “간담회를 지켜보고 결정하겠다”던 유저들도 본격적으로 환불 서류를 유저 대표단에게 위임하면서, 최종적인 금액은 급증할 것으로 보인다.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 대표단]
[사진=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유저 대표단]

관련업계 ‘심각한 우려’ 일파만파  

이번 간담회는 여러모로 많은 파급 효과를 낳고 있다. 우선 카카오게임즈의 태도에 대해 구설수가 오가고 있으며, 특히 ‘고객님들의 개별 선택’ 발언에 대해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부정적인 반응과 함께 온갖 조롱섞인 밈(MEME)으로 승화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밈은 제품·서비스에 대한 곤란이나 사고에 대해 ‘그것은 고객탓·사람탓’으로 문장을 구성하는 것으로, 예시로는 엘리베이터 고장·택배 배송사고·정전·결함 차량 인도·의료 사고 등이 있다.

다수의 커뮤니티에서 해당 발언에 대한 조롱을 이어가고 있지만, 직장인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 반응은 한층 더 강경하다. 게임사 재직자들만의 공간인 게임라운지에서는 카카오게임즈를 게임사가 아니라고 규정하고 퇴출하기 위해 투표가 이루어졌으며 삼성과 LG, 한국전력, 코레일, 서울특별시 등 여러 기업·기관 재직자들도 “개별적 선택 발언을 우리가 했다면 국정감사에서 진작 찢겼을 것”· “얼마나 천국인 직장이길래 수년간 회사에 손해를 저리 끼치는데 문제없이 넘어가나”·“나도 민원인이 난리치는 거 협의하기로 상사랑 협의하고 싶다”·“차라리 넷마블처럼 정직하게 가던가” 등의 의견이 달렸다. 

일각에서는 민주노총· 한국노총의 교섭단체 개입을 요청하거나 카카오그룹 재직자가 카카오게임즈에 학을 떼는 발언도 있었으며, 지자체 재직자의 경우 “운영 못하면 우리에게 넘겨라. 메뉴얼대로 하는 건 우리 지자체 주특기다”는 발언도 있었다.

이미 누리꾼들은 카카오게임즈의 간담회 태도에 대해 ‘해결이 아닌, 소송으로 갈 각오로 간담회를 진행했다’고 추측하고 있는 상황이다. 간담회 중간 카카오게임즈 측에서 잘못이라는 발언을 하려다 실수라고 정정하는 모습이나, 지속적으로 사이게임즈와의 협의를 방어논리로 내세운 이유가 소송전에서 문제가 없게 만드려는 술책 아니냐는 것이다.

또 일각에서는 카카오게임즈가 사이게임즈로부터 받았다는 성명문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일어, 일본 관련 뉴스를 다루는 유튜버 ‘박가네’ 등이 분석에 나서 “일본에서는 사과문에 이런 문법이나 표현을 쓰지 않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일부 누리꾼은 유저 대표들이 간담회에서 문제를 일으켰다며 비난하거나 조롱·지적했지만, 분노한 다른 누리꾼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반박되고 있다. 

한편 국회 의원들도 간담회 결과에 실망감을 드러냈다. 하태경 국민의힘 의원은 간담회 이후 직접 우마무스메 프리티 더비 디시인사이드 갤러리에 등장해 “파국으로 이어진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면서 위로를 전했다. 또 “게임사 내 게임이용자권익보호기구를 설치해 소비자의 요구를 체계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면서 “이를 위한 입법을 준비하고 있다”고도 밝히기도 했다.

이상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관계자도 이날 소비자경제신문과의 통화에서 “간담회를 처음부터 끝까지 지켜봤다”면서 “기대보다 훨씬 좋지 않게 끝나서 앞으로 어떻게 대응할지 고민하고 있는 상황이다”고 전했다. 

소비자경제신문 권찬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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